넷플릭스 오리지널 서바이벌 '흑백요리사' 1-4회를 봤다. 대중들에게 익히 알려진 셰프들(백수저)과, 떠오르는 셰프, 사업가, 재야의 요리 고수들(흑수저)이 경쟁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심사위원은 더본코리아 대표 백종원, 그리고 국내 유일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 '모수 서울'의 오너 셰프 안성재. 빈틈없이 재미와 감동을 주는 편집이 훌륭하다. 승패가 결정되는 순간을 다음 화로 넘기는 악랄하고 훌륭한 실력 탓에 순식간에 공개된 전편 정주행.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는 자세로 임하는 언더독들의 패기가 멋졌고, 모수 서울 출신의 흑수저가 안성재 셰프에게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합격하는 장면에는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이 있었다. 정갈하고 소담한 한 그릇을 내어 흑수저의 화려한 요리를 꺾고 승리를 따내는 백수저 이영숙 명인을 보면서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새삼 되짚게 되었다. 그리고 최강록.

여행을 다녀온 3주를 빼고는 7월부터 매주 꼬박 개인 상담을 받고 있다. 원래도 재미났지만, 지난 주부터 상담의 퀄리티가 한 계단 올라선 느낌이라 특히나 즐겁다. 일터, 연애, 가족 관계 등에서 내가 유독 예민하고 취약한 부분들을 살피고 있는데, 여러 현상들을 관통하는 원인을 발견해낸 느낌이다. 앞에서 언급하기도 한 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최근에 읽은 것 또한 그런 과정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모나고 삐뚤어진 모습마저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이해해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