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사람들로부터 질문을 받아, 스토리로 답하는 기능이 있다. 지난 달부터 한 2주에 한 번 꼴로 - 주말의 심심한 오후 즈음에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를 올렸던 듯 하다. 기능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종종 쓰다가 안 쓴 지가 꽤 되었는데,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질문을 받고 답해보는 중이다.

사람들에게 질문을 받고 답하다보면 1) 사람들이 요새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2) 사람들이 요새 나에게 무엇을 궁금해하는지를 알 수 있어 좋다. 또한 3) 질문에 대답을 하다보면 해보지 않은 생각을 할 수 있어 과정 또한 즐겁다. 그러다보면 4) 자연스럽게 글감이 쌓이게 된다. 그간 뜸해서 불쑥 인사하기에는 좀 머쓱한 사이지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며 깔린 판에 질문을 던지는 것은 조금 덜 머쓱하다. 5)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고 또 그 대답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자연스레 안부를 나눌 수 있는 것 또한 기쁘다.

한창 일을 할 때는 리더십이나 일에 대한 고민들, 대화들을 많이 했었고, 요새는 백수 생활 속 마음 관리와 자산 관리에 대한 질문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인스타그램 스토리 세상에 공해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걱정되긴 하지만, 그럼에도 꽤나 재미난 시간이다.

• 드디어 새로 산 헌터 레인부츠를 알차게 쓴 한 주였다. 폭우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뽀송뽀송한 발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 기쁜 일이었다. 진작 살 것을 그랬어.
• 화, 목요일의 나를 녹초로 만들었던 출판 편집자 입문 과정이 드디어 끝났다. 시원섭섭한 마음이 든다.
• 일을 돕고 있는 회사 중 한 곳과도 연말까지 계약을 연장하게 되었다. 원래는 저녁 6시면 (어쩔 수 없이) 출판 편집자 입문 과정 수업 들으러 오피스를 떠나가야 했기에, 물리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거리감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어느새 새 프로젝트를 하나 더 시작하게 되었고, 함께 일하는 동료에 대한 책임감(?)이 더 커졌다.
• 막스 베버의 책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읽기 시작했다. 원래 기대하던 바가 있었는데, 책의 해제를 읽으면서 그것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단 조금 더 읽어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