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곱하기 성장' 오프라인 독서모임에서는 2021년 10월부터 한 달에 한 권씩, 세 권의 책을 함께 읽어왔습니다. 성공한 비즈니스와 창업가의 이야기 (『노 필터』, 『패스트트랙아시아 박지웅의 이기는 게임을 하라』), 합리적이고도 이성적인 시선으로 들여다본 인생과 의사결정 이야기 (『나는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 를 읽고 이야기를 한바탕 나누고 나니, 조금은 원론적인 경영과 조직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개월을 한 시즌으로 하여 운영되는 트레바리 독서모임의 마지막 읽을거리이자, 2022년 새해의 첫 번째 읽을거리로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 고민하며 여러 책을 만지작거린 끝에, 그렇게 앤드류 그로브의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를 골랐습니다. 

저자 앤드류 그로브는 1987년부터 1998년까지 인텔의 CEO로 일하며 인텔을 메모리 회사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CPU) 기업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그가 CEO로 재직하는 동안 인텔의 시가총액은 40억 달러에서 1970억 달러로 상승했고, 인텔은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제조업체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산업의 규칙이 급진적으로 흔들리는 전략적 변곡점에 다다랐음을 깨닫고, 변화에 현명하게 대응한 덕분이었습니다. 

전례 없는 팬데믹으로 인해 변화의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2022년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내가 속한 산업에서의 '전략적 변곡점'은 무엇이 될 것인지, 또 우리는 이러한 변화를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기민하게 눈치채고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나갈지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기로 했습니다. 

[BOOK TALK 1] 태도에 대해

• 책의 제목이기도 한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 Only the paranoid survive.”라는 모토는 저자인 앤드류 크로브가 자주 언급하는 문장이라고 합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편집광적 태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다소 강하기도 또 조금은 무섭게도 들리는 이 태도와 관점을, 동료나 구성원들에게 현명하게 전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저자는 조직 내에서 두려움을 몰아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에드워즈 데밍의 관점에 일견 동의하면서도 (”어려운 이슈에 대해 건설적인 논쟁을 벌여 답을 찾는 일은 사람들이 처벌의 두려움 없이 진심을 이야기할 수 있을 때만 가능하다”) 동시에 그의 단순한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두려움은 무사안일의 반대말’이라는 말과 함께, 패배의 두려움이야말로 강력한 동기 부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덧붙이면서 말이지요. 여러분은 에드워즈 데밍과 앤드류 그로브 중 누구의 손을 들어주고 싶으신가요?
  
  
• 늘 집요하고 또 두려움에 떠는 ‘편집광적 태도’로 살아가다보면 무언가를 놓치게 되지는 않을까요? 이러한 편집광적 태도 또한 행복해지기 위한 선택과 집중 중 일부일까요? 우리는 어떻게 하면 최선을 다해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 내가 이미 지나온 전략적 변곡점이 있나요? 돌이켜보니 직간접적으로 나의 커리어에 영향을 미친 기술적, 사회적, 또는 그 외의 변화가 있었다면 무엇이었나요? (내 커리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사건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 앞으로 나의 커리어에 영향을 미칠 전략적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변화들이 있나요? 무엇인가요? 그리고 나는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요?
  
  
• 어떤 예상치 못한 변화에도 대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 위해, 무슨 역량이 필요하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계신가요?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갈수록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는 예측보다 대응이 중요해진다고 합니다. 그러니 어떤 변화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량을 갖춰야겠습니다. 이를테면 1) 체력 2) 빠른 러닝 커브 3) 언러닝 Unlearning 역량 같은 것들이 떠오릅니다. 새로운 것들을 빨리 배우는 것도, 그리고 기존에 알고 있던 것들이 어느 순간 유효하지 않은 지식이 될 수 있음을 알고 폐기하는 것도 무척이나 중요하겠습니다. 상황이 바뀌었는데 예전의 성공방식을 답습하고만 있으면 오히려 뒤처지기 마련이니까요. 그리고 기존에 알던 것들을 폐기하고 새로운 것들을 배우는 어쩌면 지난하고 고단하게 느껴지는 과정을 계속하려면 체력은 필수.

1) 장기적인 관점 2) 근면성실함 3) 절박함과 같은 태도 또한 탑재해야겠다 싶습니다. 예측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장기적인 관점을 탑재하라니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 싶지만, 이럴 때일수록 변하지 않는 것들에 집중하며 더 멀리 내다봐야겠습니다. (TMI: 저는 요새 운전 연수를 받고 있는데요. 한 치 앞의 사소한 변화에 신경을 쓰며 대응하다보니 핸들이 우왕좌왕 흔들리기 일쑤였지만, 조금 더 시선을 멀리에 두고 자연스럽게 본능적으로 움직이라는 조언을 듣고 실천하기 시작한 이후로 조금 더 부드럽게 운전을 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더하여 근면성실함과 절박함 또한 나를 한 차원 다른 곳으로 이끌어줄 수 있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유한한 시간 속에서 근면성실함은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주고, 절박함은 더 높은 집중력을 이끌어내주니까요. 

이렇게 책을 읽고 토론을 하다보니, 반성하는 마음도 또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도 들었습니다. 이... 이제 실천을 하자꾸나!

다음 정기 에피소드는 2022년 2월 20일(일) 성장 곱하기 성장 독서모임에서 읽은 책과 발제문, 그리고 떠올린 생각들을 소개하는 'EP.2 이까짓, 작심삼일'입니다. 별다른 일이 없다면, 2월 26일(토)에 발행됩니다. 다음 에피소드를 더 즐겁게 읽기 위해, EP.2 에서 다룰 책 『이까짓, 작심삼일』을 미리 읽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만 강요하지는 않겠습니다. (알라딘 도서 소개 링크)

이번 연휴를 보내고 나면 양력으로도 음력으로도 더 이상의 핑계가 허용되지 않는 2022년이 와버리고 맙니다. 저는 못다한 2021년 회고와, 2022년 새해 계획 세우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부디 즐겁고 따뜻하고 안전한 설 연휴 보내시길 바랍니다. 긴 이야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