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자잘한 몇 가지 다짐 가운데 하나. 놀자고 나오라하면 안빼고 웬만하면 나가는 사람 되기. 이렇게 다짐해도 막상 상황이 닥치면 체력과 귀가길을 포함한 동선, 예상되는 재미 등을 따지게 되긴 하지만, 그래도 다짐이 주는 힘(?)은 있다.

이번 주 금요일 저녁에는 운동 끝나고 집에 가려 했는데, 예전에 파트너사로 함께 작업물을 만들었던 분들이 갑자기 연락을 주셔서 오랜만에 만나 술먹으며 늦게까지 왕창 수다를 떨었다. 마침 근처라 시간이 맞은 덕도, 또 오래간만에 만나도 즐겁게 웃고 떠들 수 있는 분들이라는 믿음이 있었던 덕도 있었지만, 그래도 당일 번개에 결코 흔쾌히 나서는 일이 없었던 내가 이렇게 번개로 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니 생각하며 혼자 신기해했다. 예전에는 내 에너지, 내 계획이 더 중요했었고, 다른 것이 끼어들 틈이 없게 지냈던 것 같다. 누군가가 문득 나를 떠올려주고 불러준다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 일인지를 깨닫는다. 요새는 계획도 일부러 느슨하게 세우고 에너지도 적당히 남겨둬야지 생각하고 있다.

기록이 조금씩 더 좋아졌다. 다음 주에도 성실하게 달리고 헤엄쳐서, 월초에 세워뒀던 목표를 달성하고 조금 더 많이 움직일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