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모든 건 태도의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동료와 고객을 대하는 말투와 시선 속에는 그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일을 하는지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는 ‘운’을 관리하기 위해 떨어진 쓰레기를 줍고, 인사를 하고, 물건을 소중히 쓰려 애썼다고 한다. 그런 태도가 쌓여 지금의 오타니를 만든 것이겠지 싶다. 보이는 곳,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말과 글, 그리고 행동들. 사람들은 일부러 내색하지 않을지언정 다 지켜보고 느끼고 있는 듯 하다. 그리고 그 시선과 인상들이 쌓이고 쌓이면, 벌거벗은 임금님 마냥 나는 스스로 모르지만, 타인들은 모두 알고 판단하고 그에 반응하게 되는 순간들이 생긴다.

어쩌면 그것을 '운'이라고 부르는 것 같기도 하다. 그간 알게 모르게 들어오고 나간 운과 불운들이 모두 사실 내가 행동해온 과거의 총합일지도 모르겠다. 더 신중하고 무겁게 고민하고, 말하고 쓰고 행동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운을 만들지는 못할지언정 운을 흘려보내지는 않는 태도를 가질 수 있게.

• 중위권 팀인 윌리엄스의 드라이버 카를로스 사인츠는 (=작년까지 페라리에서 뛰었던 실력자다) 지난 주의 벨기에 그랑프리에서 18위라는 저조한 성적으로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기대보다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을 때면 팀의 분위기가 나빠지는 것이 일상다반사. 드라이버의 실수, 전략팀의 피트인 타이밍 또는 타이어 교체 판단 미스, 피트 크루의 타이어 교체 실수 같은 것들이 언제나 다툼의 빌미가 된다. ("네가 전략을 망쳐서 다 망쳐버렸어"라는 비난이 꽤 흔하다.) 하지만 지난 주의 윌리엄스는 그 누구도 서로 비난하지 않는 멋진 대화를 했다. 링크
  • 제임스:"힘든 하루였어. 웻 셋업*을 했지만 10랩 밖에 못 돌았어. 정말 잘 운전했어. 피트스탑은 미안해. 이런 부분은 더 정리할 필요가 있어. 하지만 이번 주말 잘 했어. 업그레이드한 패키지는 잘 작동하고 있고, 우리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거야."
  • 사인츠: "웻 셋업은 내 실수였어. 미안해. 그래도 어느 정도는 회복되었을거야."
  • 제임스: "우리는 한 팀이야. 우리가 다 함께 한거야."
  • 사인츠의 엔지니어: "제임스 말에 동의해. 난 너를 지지했어. 우리는 팀 동료로서 의식적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함께 이기고 함께 지는거야."
• F1 최다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사람은 두 명. 7회 월드 챔피언에 빛나는 루이스 해밀턴과 마이클 슈마허다. 전 페라리 엔지니어 지노 로사토는 F1을 다루는 팟캐스트 'Pitstop'에 출연해, 팀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마이클 슈마허 시대의 페라리 팀에 대해 소개한다. 링크
  • "20층 빌딩에서 뛰어내리라고 하면 몇 명이 뛰어내릴까? 마이클 슈마허 시대의 페라리였다면 전원이 슈마허의 말을 듣고 뛰어내렸을 것이다. 모두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팀을 하나로 만드는 것은 예술의 영역이고, 이를 슈마허만큼 잘해낸 사람은 없었다. 마이클 슈마허는 관대한 동료였고, 월 6-7천 달러를 버는 수많은 메카닉들과 수백만 달러를 버는 드라이버가 가족처럼 어우러지게 만들었으며,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으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따르게 한 거인이었다."

• 금요일에는 독서모임 멤버들 중 일부가 모여 맥주를 마셨다. 한 분께는 최근 본인이 창업한 회사를 매각하고 엑싯을 한 기쁜 소식이 있었다. 오랜 시간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고생이 많으셨을텐데, 한 달 정도 쉬고 다음 창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실 듯 하다. 1년 놀고도 더 놀고 싶어하는 내가 보기에는 그저 대단할 따름이다. (노는 것도 관성이라 멈추기 쉽지 않군요(?!)) 축하의 꽃다발을 사드렸고, 남은 일들과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들에 대해 신나게 떠들다가 다섯 잔을 마셨다. 맥주 무제한 메뉴가 있었는데 그걸로 마실 걸 그랬어 흑흑.
• 토요일 날씨가 좋아보여 광화문 광장을 걸었다. 차 안에서 보니 좋아보였지 막상 걸으니 찜질방 마냥 땀이 흐르긴 했다. 포시즌스 호텔 뒤에는 F.C.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기다리는 - 라민 야말 유니폼을 손에 쥔 중고등학생들이, 세종문화회관 뒤에는 뮤지컬 '팬텀' 공연을 마치고 퇴근하는 박효신을 기다리는 팬들이, 광화문 광장 한 켠에는 물놀이 하는 꼬마들이, 또 다른 한 켠에는 시위가. 그야말로 다이나믹한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