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를 이 사건 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실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이미 주2일 돕고 있던 회사라서, 출퇴근 시간도 출퇴근길도 책상도 그대로. 하지만 마음이 무척 많이 무거워진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그간 누려온 파트타임의 책임없는 쾌락(?)이 책임져야 하는 고통으로 전환된 순간. 주2일 도우며 맡아온 역할에다, 3일치 또는 +@의 중장기적인 업무들이 더해지니 정신없는 한 주를 보내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씻고, 저녁에 먹을 간단한 음식을 챙겨서 7시 조금 전에 집 밖을 나선다. 테헤란로에 있는 오피스에 당도하면 8시를 조금 넘긴 시간이 된다. 도어 투 도어로 편도 1시간 20분 정도 걸리는 출퇴근길의 거리도 문제지만, 2호선 지하철역에서 인상 쓴 사람들 속에 껴서 보내는 시간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아서 목요일 귀가길에 이사를 확실히 결심했다. 길에서 보내는 시간이 한 달이면 60시간 정도 되는 듯 하고, 역에서 거리가 꽤 되어 쓰는 택시비는 덤이다. 그 시간에 더 일에 몰입하거나 휴식할 수 있다면, 일의 생산성도 삶의 질도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생애 처음 받아보는 신점에서 한 번 물어보긴 해야겠다(?!) 장군님 보살님 저 이사 가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