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는 트레바리 안국 아지트에서 '갈팡질팡'이라는 이름의 독서모임에 참여했다. 함께 읽은 책은 『완벽에 관하여』.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목수로도 일컫어지는 마크 엘리슨이 쓴 이 책은 일과 삶에 대한 그의 철학을 담았다. 한국과 달리, 미국이나 유럽의 건축물들은 훌륭한 목수의 목공이 필수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마크 엘리슨은 40년간 목수로 일하며 다양한 건축물들을 짓고 또 보수한 그야말로 장인. 이 책의 원제는 'Building: A Carpenter's Notes on Life & the Art of Good Work'이니, 어찌보면 약간의 초월번역(?)인데, 그게 또 그 나름대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같다.

저자인 마크 엘리슨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그는 일상적인 단어들, 이를테면 신념, 이해, 지식, 수학, 언어와 같은 단어들을 허투루 쓰지 않고 그만의 언어로 재정의해낸다. 이를테면 마크 엘리슨에게 '수학은 칼이고, 언어는 몽둥이다.' 오랜 기간 나무를 만지고 고객과 대화한 저자는 일을 그저 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일이라는 렌즈를 통해 그와 맞닿는 세계를 재구성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을 읽으며, 나 역시 언젠가는 세계의 구석구석을 나만의 언어로 조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하는 일이라는 렌즈를 통해서.

• 정신차려보니 또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이래저래 바쁜 나날들. 그래도 지금보다도 더 글을 꼬박꼬박 잘 써봐야지 다짐하고 있다. 얼레벌레 정신없이 평일을 흘려보내고 나니 이번 주에는 금토일요일에 연달아, 그것도 평소보다 더 늦은 시간에 뉴스레터를 보내게 되었다. 당황스러우셨죠? 죄송합니다 😭
• 8월 말에 실패했던 수영 수강신청에 성공해서 10월에는 아침에 수영을 하러 간다. 10년 전에 접영을 배웠었는데 이후로 써먹지 못해 완전히 까먹어버렸다. 이참에 접영을 다시 배우고 더 나아가 수영을 유산소 운동으로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날 수 있을지가 관건이긴 하다.
• 돈 벌 생각을 너무 안 하고 있는게 아닌가 걱정스럽긴 하지만, 어떻게 되겠지(?!) 놀 궁리를 하다보니, 갖고 싶은 (비싼) 물건들이 몇 개 생겼다.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