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는 '텍스트로 하는 컨퍼런스'에서 수다를 나눴다. '슬랙'이라는 협업 툴의 기능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사람들을 주목시키기도 했고, 그런 와중에 여러모로 영감을 주는 이야기를 듣고 또 나누기도 했다. 컨퍼런스의 주제가 되었던 질문은 "인생에서 무엇이 사라지고 있나요?"

일견 질문이 모호해서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내 인생에서 사라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고, 넓게는 인류로까지 범위를 넓힐 수도 있겠다. 화자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었다. 그러나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상 수상 소감에서 이야기했듯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일 수 있으므로, 남들이 안 궁금해할지라도 내 이야기를 먼저 해나가기로 생각했다. 내 인생에서는 요새 무엇이 사라지고 있었을까. 나는 막연한 기대감도 또 막연한 두려움도 사라져가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인생에서 무엇이 사라지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어떤 답을 던질지를 고민하면서 마구 나열했던 덩어리들은 아래와 같았다. 하나하나 생각을 더 깊이 해보고 싶은 것들.

뭔가가 사라진다고 하면 왠지 아쉬운 마음이 먼저 든다. 하지만 그런 렌즈를 걷어내고 생각해보면 실은 사라지고 생겨나는 것은 그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하나하나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것들도 많았다. 사라지는 것과 남아있는 것들을 들여다보며 이런저런 생각들을 펼치고 추리는 과정이 즐거웠다. 이런 감정과 기억들마저도 옅어지다 사라지겠지. 생겨나고 사라지는데에 대단한 이유란 없으니 그저 그 과정 자체를 즐기는데에 집중하며 살겠다. 감사한 시간이고 계기였다.

님의 인생에서는 무엇이 사라지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