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집에서 혼자 밥을 먹다가 내가 후루룩거리며 식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독서모임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내 이야기가 사람들이 재미나게 또는 의미있게 들어줄만한 이야기일까 하고 고민하게 되는 순간, 내가 누군가의 시간을 낭비하는 글을 쓰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일전에도 뉴스레터에서 종종 썼던 이야기지만 (아마 10월 셋째 주 회고) 어떻게하면 계속 스스로를 잘 검열하고 메타인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늘 있다. 회사에 적을 두고 있지 않은 요즘은 더더욱 그렇다.

후배였고 막내였고 팀원이었을 때 들을 수 있는 이야기와, 선배이자 중간관리자이자 팀장일 때 들을 수 있는 이야기가 다르다. 내가 후배, 막내, 팀원일때 쉽사리 고언을 하기 힘들었던 것처럼, 선배, 중간관리자, 팀장에게 쉽사리 고언을 하기 힘든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더군다나 쓴 소리와 따끔한 조언을 하는 것은 큰 관심과 애정, 그리고 고민을 필요로 하는 반면에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를 듣고 바뀌는 속도는 점진적이고 늦되다. 방어적인 반응이 돌아오기도 하고 관계가 멀어지는 것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다. 이런 경험이 쌓이고 쌓이면 굳이 말하지 않는 것을 택할 때도 있다. 용기내어 이야기 했는데, 엥? 그럼 난 괜찮겠네? 난 아니지 않아? 라는 반응이 돌아오면 입을 꾹 닫게 된다. 그렇게, 나이가 들수록 쓴 소리와 따끔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사라져가는 것 같다. 

멋지게 나이든다는 것은, 계속해서 스스로를 잘 검열하고 메타인지하면서 영점을 잡아가는 일이 아닐까. 매사 남의 눈치를 볼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배움이 멈추고 우리 시대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잊는 순간 우리는 순식간에 도태되는 것 같다. 그러니 계속해서 스스로를 배우고 수련하는 학생의 위치에 던져넣는 것, 내게 쓴 소리를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을 곁에 두고 이들의 이야기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참 중요하겠다 생각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