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그로브 고성에서의 2박 3일 동안 4인 남성 도미토리 객실에 머물렀다. 어차피 대부분의 시간을 워크 라운지에서 보낼 것이기에 객실에서는 씻고 잠만 자면 되겠지 싶었다. 이 숙소를 고른 사람들이라면, 그래도 나름 성실하게 늦게까지 일하고 일찍 일어날테니 눈치볼 일 별로 없겠지- 라며. 그러나 현실은... 라운지에서 글쓰고 책 읽다가 올라가면 이미 객실 불끄고 다들 자고있음. 아침에 일어나면 여전히 다들 자고있음. 아유 신경쓰여. 도미토리 말고 다른 룸 타입은 찾아보지도 않았는데, 알고봤더니 다른 객실에는 방 안에도 책상이 있다더라. 다음에 오면 단독 객실을 써야지.

"정말 좋아하고 또 많이 믿고 싶었나 봐요. 저는 그렇게 느껴지네요."

이번 주 심리 상담 시간에 들은 말. 뭔가를 쉽게 좋아하는 편이 못된다. 그래서 몇 안되는 - 한 번 사랑에 빠진 것들을 더 믿고 좋아하고 기대를 품었던 것 같다. 매사에 늘 그랬다. 일, 동료들, 연인들. 심지어 주식 종목과도 사랑에 빠져버려서 늘 제때 익절을 못하고 고점을 지나쳐버리곤 한다. 생각해보면 물건도 잘 못 버리지 (...) 스스로 만든 헛된 기대가 결국 냉철하게 판단해야 하는 타이밍을 놓치게 만들었던 것은 아닐까. 앞으로도 뭔가를 또는 누군가를 마음 다해 좋아하기 위해, 더 명확한 기준과 우선순위를 갖는 동시에 때론 기대에서 어긋나는 것에도 조금 더 유연하게 대처하기로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