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새해 다짐을 하면서 12월 31일(화) 기준 71.7kg이었던 체중을 1월 말까지 69kg로 줄이겠다고 다짐했었다. 1월 25일(토)에는 체중이 69.3kg까지 내려가며 목표 달성이 눈앞에 있는 듯 했으나, 설 연휴 동안 두 번의 술자리 + 수영 쉼의 여파로 체중이 다시 원상복구. 연휴 막바지에 부랴부랴 열심히 실내 자전거를 탔지만, 1월 31일(금)에는 결국 70kg로 종료. 그리고 원래 계획보다 이틀이 늦어진 어제 2월 2일에야 69kg을 달성했다.

이제 2월 말까지 68kg에 이르는 것을 새로운 지향점으로 삼으려 한다. 지향점이라 표현한 이유는 책 '인피니트 게임'을 읽으며 (독후감 링크) 특정한 숫자와 시점을 정해두는 것은 사실 유한 게임의 방식에 가깝고 이것이 본질적으로 건강한 몸과 마음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쓰고 보니 말장난 같지만... 그러니까 사실 2월 28일에 68kg이 안 되어도 괜찮다. 하지만 큰 틀에서 건강하게 그 언저리로 나아가기 위해 1) 매일 21시 - 다음 날 13시는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것 2) 주 1회는 수영을 하는 것 3) 수영을 포함해 최소 주 3회는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을 루틴으로 삼았다. 주 1회 10km 러닝을 추가하고 싶기는 한데... 아직 추워서 마음이 활짝 열리지 않는구나.

1월에는 7권의 책과 2편의 영화, 1편의 시리즈를 봤다. 그리고 읽은 7권의 책 중 2권에 대해 독후감을 썼다. 애초 매주 1권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기로 다짐했었는데, 책은 계획보다 더 많이 읽은 반면 독후감을 쓰는데에는 게을렀다. 밀린 독후감을 얼른 써봐야겠다. 독후감 등 감상을 따로 올리는 인스타그램 계정도 만들었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아래는 1월에 읽은 책과 영화들. 

오랫동안 못 쓰고 남겨둔 대체 휴무들을 사용한 - 서류상 퇴사 시점이었던 12월을 끝으로, 모든 수입이 완전히 없어졌다. 퇴사를 결심할 때 1년치 생활비 정도를 따로 빼두긴 했지만, 이제 정말 비용 관리를 조금 더 잘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1월 말일에 가계부를 썼다. 그리고 엄청난 충격을 받고 정신을 바짝 차리기로 했다. 회사 다닐때 받던 월급보다 훨씬 많이 썼네... 이대로라면 1년치 생활비는 커녕 곧...

1월이라 부모님 설 용돈과 PT 일시불 결제, 그리고 몇몇 연간 구독 결제 일시불이 있긴 했지만 그것을 빼도 심각한 수준이다. 외식비(=술값)와 차량 유지비, 택시비, 그리고 각종 월간 구독료에서 줄일 수 있는 여지가 무척 많아보였다. 12월과 1월에 약속이 많긴 했다. 택시도 신나게 탔고 술 마시는 날에도 차 가져가 대리운전으로 돌아오곤 했으니 금액에서 변명할 여지가 없다. 오는 2월부터는, 1년치 생활비를 남기겠노라 했을때 상정해두었던 월 생활비에 맞추기 위해 집 밖으로 덜 나가고, 집에 돌아올 때는 대중교통을 열심히 타는 것으로 한다. 8월이 집 계약 갱신 시점인데, 스멀스멀 올라오던 이사 생각도 당분간 멈추기로 한다. 이사비용과 이사 전후 유지보수, 가구 구매 등을 생각하면 안 가는게 맞다고 판단. 사무실을 얻거나 코워킹 스페이스에 들어가겠다는 생각도 당연히 보류.

회사 다닐 때 월간 지출과 남은 현금을 맞춰보며 런웨이를 계산하던 생각이 났다. 또 남은 런웨이 내에서 비용을 줄이고 매출을 일으켜야 한다고 생각하니 벌써 재미나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평소였다면 손이 나갔을 구매들을 한 번씩 참고, 집에 있는 식재료들을 탈탈 털어보고, 뜬구름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돈 벌 궁리를 하기 시작한다. 화성에 떨어진 영화 '마션'속 마크 와트니처럼 집에서 감자라도 키워볼까...

퇴사하고 쉰지 어느덧 7개월 째. 나올 때는 3개월은 아무 결정 하지 말자, 1년 내에는 뭐라도 정하자- 라는 마음이었는데, 요즘은 1년 이상 쉬어도 될 것 같다는 마음이다. 물론 1년 이상 쉴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긴 했지만 (...) 그건 하면 되고!;;;

전 회사에서 보낸 시간들을 복기하는 시간, 그리고 4분기에 짧게 다른 회사를 컨설팅 형태로 도우면서 느낀 - 과거 일터 경험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피는 시간들이 있었다. 그러면서 진정 해보고 싶은 일을 찾고, 비즈니스의 형태로 발전시키고, 함께 하고 싶은 동료가 되고, 함께 하고 싶은 동료를 찾는 과정을 차근차근 잘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생각에 다다랐다.

회사에 다닐 때는 늘 급여 소득을 올리는 대신 이를 스톡옵션으로 전환해서 받았던터라, 오히려 비용 관리를 칼같이 할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아껴도 남는 것이 많지 않으니, 그저 받은 것 보다는 덜 쓰며 살자 모드였다(...) 하지만 아마 수년을 그렇게 사는 사이에 알게 모르게 새는 돈도 생기고, 어느새 대범해지고 풍요로워진 생활 습관들이 몸에 배어 있었으리라.

가계부를 써보니, 해야 할 일들이 조금 더 명확해지는 것 같다. 2025년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그건 '생존'이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2-3월에는 개인적인 런웨이를 늘리기 위해 방만해진 지출을 한 줄 한 줄 살펴보며 생활비를 (일시적으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줄여두고 동시에 매출을 일으킬 궁리를 해보는 것으로. 그리하여 회사 밖에서도 혼자서도 이익을 내는 상태에 다다른 뒤, 쫓기지 않고 다음을 도모해보는 것으로 한다.

쓰다보니 생각보다 월간 회고가 길어졌다. 다음 달에는 짧게 쓸게요!

🐢 TMI: 1월 다섯째 주 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