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는 『테니스 이너 게임』과 더불어 알랭 드 보통의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를 다 읽었다. 마침 책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었던 토요일 낮, 정동 교회에서 열린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꽤나 화려하고 다채로운 구성의 바깥(?) 결혼식만 다니다가 교회에서 열린 예식에 참여하니 색다르기도 했고, 종교적인 공간과 예식이 담고있는 함의에 대해 책을 통해 읽고 생각하던 차라 더 관찰력을 동원하여 주변을 살피게 된 덕도 있겠다. 높고도 넓게 트인 교회의 홀 공간 아래에서 사람들은 참 작아보였다. 장식은 소박했다. 목사님의 유머 섞인 주례사 속에는 결혼의 종교적 의미와 의무가 알차게 들어가 있었다.

나는 정확히 책이 상정한 독자다. 비과학적이고 초자연적인 종교 속 이야기들이나 그로부터 이어져온 규율을 이해하려 노력할 생각이 없었던 무신론자(...) 하지만 저자인 알랭 드 보통은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 법과 제도, 그리고 대학과 같은 교육기관이 충분히 커버하지 못하고 있었던 영역에 대한 종교의 역할을 긍정하고, 이것들이 어떻게 현대에서 커버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따뜻한 시선을 가졌다. 토요일 한낮을 교회당에 앉아 보내면서, (그간에는 이미 코웃음치고 고개를 돌려버렸기에 고민조차 하지 않았던) 종교가 인류의 삶에서 차지해온 의미와 역할에 대해 조금이나마 체험하며 생각해볼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 솔로지옥 시즌 4보다 나는솔로 24기가 더 재미있다. 너무 강한 도파민에 절여져버림(...)
• 수영장에 가서 1시간 동안 1,900미터를 돌았다. 계속 기록을 늘려나가는 중이다.
• 보리새우 부추전을 만족스럽게 부쳐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요리의 종류도 늘리는 중.
• 자다 깨서 문득 이런 사업을 하면 어떨까, 생각하며 chatGPT와 대화를 나누었더니 그럴싸한 사업 계획서가 뚝딱 완성되었다. 하지만 또 몇 달 묵혀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