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나이로 서른 살에 막 접어들었던 2018년 2월 21일에 첫 출근을 했으니까요. 어제가 지금 일하고 있는 회사에 입사한 지 6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정신없이 달려온 6년을 잠깐 되돌아보려니 그때그때 정리해 두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앞으로는 조금 더 자주 생각을 정리해 두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요새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가장 긴 연애보다 더 오래 함께했고, 초등학교보다 더 오래 다녔으니 가장 오래 몸담은 집단이 되었다고 말하곤 합니다. 이곳은 두 곳의 회사를 각각 1년, 2년이 채 안 되게 다니고 나서 들어온 세 번째 회사였습니다. 앞서 다닌 회사들보다는 더 오래 다녀야지, 내가 진짜로 무엇을 좋아하는지 탐색해 봐야지, 정도의 가벼운 생각으로 들어온 회사였는데 이렇게 오랜 기간 다니게 될 줄은 몰랐네요. 스물다섯에는 서른 살에 이 회사에 올 줄 몰랐고, 서른 살에는 서른대여섯의 내가 이렇게 살고 있을 줄 몰랐습니다.
미숙하고 부족해서 여러 사건사고와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습니다. 성장을 늦되게 하는 순간도 있었을 것이고, 누군가를 속상하고 서운하게 한 적도 부지기수였을 겁니다. 많은 사람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의 빚을 진 6년이기도 했습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나은 사람이 되어서 차차 갚아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시간을 되돌린대도, 더 나은 의사결정을 내릴 수는 있었을지언정 더 최선을 다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싶어요. 다행히도 스물다섯에 상상했던 서른 살의 내 모습, 서른 살에 상상했던 서른다섯(또는 여섯)의 내 모습보다 더 잘살고 있고, 마흔 살의 나도 기대해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름대로는 전력을 다했던 6년 덕분입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열심히 잘살아 봐야지 다짐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