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설 연휴 즈음, 정말 오래간만에 고향인 포항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그리 살가운 아들이 아니라서 고향에 자주 내려가지는 않는데요.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이번에는 한 번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매번 내려갈 때마다 나이 듦이 느껴지는 두 분의 모습이 조금은 속상합니다. 시간의 흐름도 인간의 노화도 당연한데, 너무 마냥 외면했나 싶기도 합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삶의 다음 단계로 들어설 즈음, 친구들과 그래도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만나자- 라며 인사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 친구 중에는 이후로 각자 바쁘게 갈 길을 가느라 그게 우리의 마지막 순간이 되어버린 친구들도 있겠지요. 그 순간이 마지막임을 알았더라면 조금은 더 감사하고 또 더 잘 이별할 수 있었을 텐데요.
세상에 거저 주어지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나 쉽게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수많은 것들을 그것이 내게 잠시 주어진 것인지도 모른 채 받고 살다가, 그것이 거두어지면 화들짝 놀라곤 하지요. 건강한 몸과 마음, 가족의 사랑, 친구의 우정, 연인의 배려와 애정, 리더의 인내, 동료의 희생과 헌신, 우리를 찾아주는 고객, 내게 주어지는 보상, 그리고 젊음, 나아가 무엇보다도 값비싸고 소중한 시간이라는 자원까지 모두요.
어제는 삼겹살에 술을 한 잔 하고 집으로 돌아오며 이런저런 생각을 했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을 찐-하게 함께 보낸 친구와 오래간만에 연락이 닿았거든요. 주어진 것들 그리고 갖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새삼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다 싶었습니다. 아아 이제야 사람들이 감사 일기를 쓰는 이유를 알게 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저의 보잘것 없는 메일에 답장을 보내주시는 분들께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정말 큰 원동력이 된답니다.)
"공유해 주신 루틴중 몇가지를 활용해보고 일상을 재점검해보려고 합니당. 즐겁고 건강한 하루하루 되세요ㅎㅎ"
"이제 뉴스레터 밀리지 말고 보내주세요. 회사에서 업무 시작하기 전에 읽기 넘 좋네요"
"6주년 축하드려요~ 장기근속 경축🐰"
"6주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오늘도 재밌게, 걱정없는 하루 되시길 바랄게요 ~^^" 등등...
p.s.
2월 16일(금)에 다시 메일을 드린 이후로, 열흘 새 네 번째 메일입니다. 밤 8시 50분으로 예약을 해두곤 합니다. 별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보통은 한 통에 30분을 쓰고, 입사 6주년 맞이 메일에는 1시간을 썼네요. 더 자주 많이 빨리 써볼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즐거운 일요일 밤 되시길. 월요일에 메일을 열어보시는 분들은 힘찬 한 주의 시작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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