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광주 FC와 사우디 알 힐랄의 AFC 챔피언스 리그 엘리트 8강전이 열렸다. 개인적으로는 고향팀인 포항 스틸러스를 응원하지만, 동시에 멋진 서사를 만들어내고 있는 팀과 선수, 그리고 리더십이라면 그와 무관하게 애정과 팬심을 갖고 응원하게 된다. 광주 FC를 이끌고 있는 이정효 감독을 응원하고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광주 FC는 K리그1의 12개 팀 가운데서도 열악한 재정을 가진 팀이다. 프로 스포츠가 자립할 수 있는 충분한 시장 상황이 아님에도, 2002 월드컵 이후 스포츠가 가져다주는 대중의 관심에 눈뜬 여러 시, 도에서 앞다투어 구단을 창설했다. 세금으로 운영되는 이들 구단은 모기업의 지원을 받는 기업 구단보다 상대적으로 환경이 열악하고, 지자체장의 태도 변화에 따라 심하게는 구단의 존립이 위기에 놓이기도 한다. 그런 와중에 광주 FC는 2부리그 격인 K리그2에서 올라와 3년 만에 AFC 챔피언스 리그 엘리트 8강에 진출한 유일한 한국 팀이 되었다. 상금으로 선수단 숙소 클럽하우스를 짓는데에 돈을 보태고, 또 더 많은 기업들의 지원을 받는 팀이 되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는 팀이다.

광주 FC를 이끄는 이정효 감독은 2022년 부임 첫 해에 1부 리그로 팀을 끌어올렸고, 이후에도 광주 FC 돌풍을 주도하고 있다. 선수 시절에는 한 번도 대표팀에서 뛰지 못했고 부상으로 커리어를 마감한 본인이기에, 팀 선수들에게 애정어린 쓴소리를 전하며 이들을 성장시켜나가고 있다. (그 결과로 광주 FC의 주축 선수였던 엄지성은 영국 스완지 시티로, 정호연은 미국 미네소타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전술을 연구하고, 선수들을 다독이며 리더십을 발휘하는 이정효 감독의 모습이 멋지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빈 살만 황태자의 주도 아래, 정책적으로 축구를 성장시키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림 벤제마, 은골로 캉테 등이 사우디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고, 광주 FC가 맞붙은 사우디 알 힐랄에도 후뱅 네베스, 쿨리발리, 주앙 칸셀루 등의 EPL 톱 선수들이 뛰고 있다. (얼마 전까지 네이마르도 이 팀에서 뛰었다.)

절대적인 열세가 예상되는 와중에, 광주 FC의 이정효 감독은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경기 결과는 7:0의 대패. 하지만 새벽에 열린 경기를 꽉 채워 끝까지 볼 수 밖에 없었다. 아래는 경기를 보고 SNS에 올렸던 글이다.

학연 등의 인맥, 2002 월드컵 출신의 후광이나 이들에게 주어지는 특혜와 같은 여러 이유로, 국가대표팀 감독 선발이나 축구협회장 선출과 같은 이슈가 있을 때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이정효 감독 또한 감독으로서 탄탄하게 커리어를 만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받거나 무시당하는 일이 많았음을 공공연하게 토로하기도 했다. 그래서 더더욱 광주 FC가 그리고 이정효 감독이 계속 선전하기를, 그리하여 더 많은 언더독들이 이들을 바라보며 꿈을 키우고 실현해내기를 바라고 있다.

아카이브 페이지에, 짧은 생각들을 메모로 남겨두고 있다. 글은 쓰면 쓸수록 새로운 글감이 생겨나고, 생각 또한 하고 적고 나눌수록 발전의 여지가 많다. 너무 거창하게 생각하고 글쓰고 싶어서, 오히려 글을 못 뱉어내는 어설픈 완벽주의의 함정에 빠진지 오래 되었다. 그래서 정말 보잘 것 없는 짧은 생각들을 적어서 누군가 볼 수 있는 곳에 올려보기로 다짐. 이를테면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다.

• 이번 주에도 기록이 조금씩 더 좋아졌다. 애시당초 목표를 그다지 높게 세워두지는 않았지만, 러닝과 수영의 4월 초 세워두었던 거리 목표를 모두 달성했고, 기록도 계속 좋아지고 있어 기쁘다. 다가올 5월에도 달성 가능하되 도전적인 수준으로 목표를 세워봐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 러닝: 10km를 1km당 5'10'' 페이스로 뛰었다. 4월 누적 46km.
  • 수영: 1시간 동안 2,075m 수영했다. 4월 누적 8,125m. 
  • 체중: 최저 체중은 65.3kg. 지난 주보다 -0.9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