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외편 EP.4 이러다가 부러지는 것이 아닐까 싶을 때는 예전에 쓴 글을 꺼내보곤 한다
멍거: 우리에게는 이점이 또 하나 있습니다. 사람들은 회사를 탁월하게 운영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단지 합리적으로 운영하려고 노력합니다. 이것은 커다란 차이입니다. 탁월하게 운영하려고 하면 위험합니다. 특히 도박일 때는 더 위험합니다.
- 워런 버핏, 리처드 코너스, 『워런 버핏 바이블』
1. 힘이 들 때는 책의 몇 문장들이 위로가 되곤 합니다
올해 4월은 내게는 조금 벅찬 시간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작년 4월 말 5월 초 즈음에 썼던 메모와 사진들 그리고 발췌해둔 책 속 문장들을 꺼내보다가,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아무 것도 아니구나 생각하기로 정했습니다. (그나저나 매년 4월이 제게는 참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4월 한 달은 무척이나 힘겹고 버거운 달이었다. 여러 결이 다른 사건들이 번갈아 찾아왔었다. 그럴 때마다 작년에 책에서 읽은 몇 문장들을 곱씹고 또 곱씹었다.
1. 사람들은 '균형'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만히 앉아 있는 요가 수행자처럼 정적인 이미지를 연상하곤 한다. 반면 나는 수비수를 제치는 농구 선수, 일렬로 다가오는 수비수들을 피해 뛰어가는 미식축구 선수, 파도를 타는 사람의 모습이 떠오른다. 내게 있어 '균형'이라는 단어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극도로 역동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에드 캣멀, 『창의성을 지휘하라』
2. 인간은 모두 한계를 갖는다. 그 한계를 넘어서려 노력하면 근사해진다. 설령 그 노력이 실패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나는 멋진 실패를 꿈꾸지만 아직까지 그런 위대한 실패를 해보지 못했다. 위대한 실패를 각오하는 시도는 대개 성공해서다. - 김동조, 『모두 같은 달을 보지만 서로 다른 꿈을 꾼다』
2. 화가 나서 썼던 글이 눈에 들어와 조금 고쳐 써보았습니다
오래전에 쓰고 올렸던 글을 다시 꺼내어보고 퇴고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생각은 많이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초안은 더 두서없고 몹시 화가 나 있었고 문장은 엉망진창이었기에 조금씩 손을 봤습니다. 몇 년 후에 다시 보면 또 고칠 것들이 눈에 보이겠지요? 아, 이 글은 2019년 8월에 처음 쓰고 올린 글입니다.
모든 조건을 만족시키는 선택을 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너무 많은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키려다보면 A 앞에서는 A를 만족시키려는 말과 행동을, B 앞에서는 B를 만족시키려는 말과 행동을 하면서 모순과 자가당착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 같다. 누적된 모순과 자가당착들은 분열적인 자아를 만든다. 이들은 서로 다투면서 결국 나를 갉아먹고 아프게 만든다. 표리부동한 내 모습마저 진정으로 예뻐할 수 있는 사람은 없기에 더 아프다. 나를 아끼고 사랑하기 위해서라도 더더욱 누구를 만족시키고 무엇을 해내고 누구를 실망시키고 무엇을 놓아줄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겠다.
이러한 상황을 조금 더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결국 단기 중기 장기 계획을 잘 세우고 악착같이 우선순위를 매겨볼 필요가 있는게 아닌가싶다. 단기적으로 무엇을 포기하고 취할 것인가. 그 선택의 결과로 장기적으로는 무엇을 포기하게되고 무엇을 취하게 될 것인가. 일거에 모든 것을 이루고 모두를 만족시키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나면, 조금 더 만족스러운 청사진을 그릴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내가 해야하는 일과 하고싶은 일들이나 만족시켜야 하는 여러 사람들이 어떻게하면 조화롭게 관계맺을 수 있도록 구조를 짤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A도 만족시켜야 하고 B랑도 잘 지내야하고 C도 잘 해나가야한다고 생각하면 각각이 너무 버겁다. 하지만 A를 만족시키면 B도 기뻐하고 C도 잘 해낼 수 있는 구조를 찾아내거나 만들 수 있다면 한결 숨통이 트이지 않을런지.
돌이켜보면 아무런 대안 없는 선택은 없었다. 운신의 폭이 극도로 좁아진 와중에도 언제나 선택지는 주어졌었다. 당연히 나 역시 선택했거나 포기한 것들이 아쉬울 때가 있다. 누군가를 실망시켰음에 미안해질 때도 있다. 때론 스스로 힘에 부친다고 느끼기도 한다. 충분히 좋은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을 때도 있다. 여러 사람들을 여러 이유로 서운하게 만들었을테고 미움을 샀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일들은 계속 생길 것이다. 내린 선택으로 인해 내가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다. 남 탓을 하지 않겠다. 빈약한 선택지였을지언정 타임라인과 우선순위에 따라 스스로 결정을 했다고 믿는 순간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그리고 내 선택을 참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는 높아졌었으니까.
3. 다음 에피소드 예고와 마무리 인사
다음 정기 에피소드는 2022년 5월 15일(일) 성장 곱하기 성장 독서모임에서 읽은 책과 발제문, 그리고 떠올린 생각들을 소개하는 'EP.5 하이 아웃풋 매니지먼트'입니다. (도서 링크) 별다른 일이 없다면, 5월 21일(토)에 발행됩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번외편 에피소드로도 인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