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부터 8월 말까지 주 1회 월요일에 출근해 일을 도왔던 회사와의 업무를, 지난 월요일을 끝으로 마무리하게 되었다. 연말까지 계약도 연장했었는데, 나의 개인 사정으로 인해 부득이 8월까지만 업무를 하게 되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5개월 동안 의미있는 성과들을 많이 만들었다.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편히 나눌 기회를 주시고, 또 곧바로 실행하고 지속 개선하며 성과로 전환시켜주신 팀의 실행력 덕분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성실하고 솔직하고 선한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월요일 출근길이 더 즐거웠다. 그래서인지 더 송구하고 아쉬운 마음이 든다. 선물과 영양제 그리고 편지와 케잌까지 왕창 받아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무척 감사하고 황송했다.

여러 기록들을 정리하다 보니, 내가 늘 '작년 오늘 뭐 했지?'를 꽤나 흥미롭게 살펴보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달았다. 노션에 '과거의 오늘'이라는 DB를 만들고,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366개(2월 29일을 포함하므로)의 페이지를 열어두고, 지금까지 쓴 일기들을 날별로 링크해두고 있다. 같은 날 썼던 일기를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는 10년 일기의 온라인 버전인 셈인데, 꽤나 만족스럽다.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사진첩의 사진들이나 친구들과 나눈 대화들, 메일들도 조금씩 풍성하게 채워넣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작년 8월 말경은 퇴사한 지 2개월이 되어갈 즈음이었고, 3주 정도 된 여행의 막바지에 다다른 시기였다. F1 네덜란드 그랑프리를 직관하고 일주일 정도 암스테르담에 머무르다가, 이제 여행을 마쳐도 되겠구나 생각하고 한국에 돌아온 게 작년 8월 막바지의 일이다. (공교롭게도 마침 오늘이 F1 네덜란드 그랑프리 날이기도 하다.)

지난 한 해 동안 정말 잘 쉬었고, 다양한 재미난 일들을 경험했다. 작년 이맘 때도 스스로 좋다고 생각했었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어느새 2025년 8월이 끝났고, 9월로 넘어간다. 여름의 끝. 개인적으로도 많은 것들을 마무리짓고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다. 내년에는 또 이 즈음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지, 그리고 올해의 나보다 얼마나 더 나아져 있을지 기대가 크다. 

• 감사하게도 평소 친해지고 싶었던 멋진 분들이 흥미로운 제안을 주셔서 인터뷰 당했다(?). 평소 올리는 뉴스레터, 인스타그램 스토리 글 등을 꼼꼼히 그리고 깊이 살펴봐주시고, 고민해주시고 질문해주셔서 무척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인터뷰 전문은 링크에서. 재미난 인터뷰들이 많이 올라와있고, 또 앞으로도 많이 올라올 예정이니 구독해보시는 것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