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일하며 보내는 시간이 무척이나 긴 것, 일을 하지 않는 시간에는 뭘 해도 그만큼 만족스럽지 않고 시간 낭비 같은 느낌이 드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겨나고 있었다. 몸이나 마음이 아프고 힘든 것은 아니었다. 남이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많다보니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것에 재미를 붙이고도 있다. 다만 너무나도 순식간에 예전의 일(만)하던 패턴으로 돌아온 나 자신이 썩 마음에 들지 않고 또 조금은 걱정되었던 것 같다.

지난 2분기부터, 분기별로 고객들을 오피스로 초대해 FGI(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한다. 파트타임으로 일할때 시작했던 프로젝트인데 어느새 꽤나 자리를 잡았다. 조금 더 작게 자주 빨리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숫자 뒤에 있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큼 의미있는 일이 없는 것 같다. 날 것의 이야기들을 듣고, 놀라운 발견들을 하고, 고민거리를 한가득 안고 미팅룸을 나오게 된다. 결국 고객 만나서 이야기 듣고 - 제품 만들고 개선하고 - 다시 고객 만나서 제품을 파는 일이 전부 아닐까. 이 카테고리에 들어가지 않는 일들은 대부분 안해도 되는 것 싶다. 2주간의 FGI 일정이 끝나고 앓아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