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도 비즈니스도 우리의 인생도 결국은 확률 게임
1.
어젯밤에는 제가 엄청 좋아하는 -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정말 큰 복이라고 생각하는 동료와 둘이 늦게까지 고기를 굽고 술을 마셨습니다. 그 동료는 이 뉴스레터의 독자이기도 한데요. 폰트도 커지고 다른 피드백들도 반영되고 뭔가 조금씩 달라지는게 보여서 새로운 뉴스레터가 올 때마다 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해줘서 무척 고마웠습니다.
2.
예전에 일하던 곳에서 대규모 앱 리뉴얼 프로젝트를 준비한 적이 있었습니다. 3개월 짜리 프로젝트가 미루어지고 또 미루어져서 결국은 6개월도 넘게 걸렸는데요. 정작 고객에게 선보인 이후 반응이 썩 좋지가 않아서 속이 많이 상했었습니다. 아, 그런 저를 더 아쉽고 속상하게 만들었던 비슷한 시기의 다른 기억도 하나 있습니다. 그 즈음 새롭게 출시되었던 어느 다른 앱은 2주에 한 번씩 자잘하게 업데이트를 했었는데요. 그렇게 2주에 한 번씩의 업데이트를 수개월에 걸쳐 지속했습니다. 매일 쓰는 앱이었다보니 쓰면서는 몰랐는데, 문득 몇 달 전 찍어둔 캡쳐와 비교해보니 6개월 전과는 전혀 다른 앱이 되어 있더라고요. 출발점은 비슷했던 것 같은데,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가 참 다르고 무섭다 싶습니다.
3.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머니볼>은 출루율을 높이는 전략으로 역사적인 20연승을 일구어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포즈가 아름답고 매력적이며 홈런을 뻥뻥 쳐내는 타자들이 아닐지라도 좋습니다. 야구라는 경기에서는 볼넷이든 몸에 맞는 공이든 상관없으니 다음 루로 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출루할 확률이 높아지면 경기에서 이길 확률도 높아집니다.
4.
야구도, 비즈니스도, 우리의 인생도 결국은 확률 게임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이 게임을 그만두지 않고 완전히 패배하지 않고 계속 하는 것,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학습하며 승리할 확률을 계속해서 높여나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어떻게 하면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을지, 또 승리 확률을 높여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5.
이 뉴스레터를 보낼 때 쓰는 플랫폼인 스티비의 결제 플랜을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구독자 수가 많지 않아서 굳이 지금 업그레이드 할 필요는 없지만, 결제 플랜을 업그레이드하면 다양한 형태로 구독자 그룹을 분류해볼 수 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최근 n일 동안 보낸 모든 뉴스레터를 다 읽으신 분들, 반대로 다 읽지 않으신 분들, 등. 메일을 꾸준히 재미나게 읽어보고 계신 분들께 조만간 따로 메일을 드리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결제!
6.
한 분 한 분이 뉴스레터를 어떻게 읽으시는지, 뉴스레터의 요소요소를 바꿀 때마다 어떻게 반응이 달라지는지를 살펴보는게 무척 큰 배움이 됩니다. 그리고 저 역시 글을 쓰고 생각을 나누는 일을 계속 하고 싶기에, 이러저러한 시도들을 해보고 있습니다. 님께 보내는 이 뉴스레터 또한 저만의 학습의 장이기도 하거든요.
7.
오늘은 이 메일을 쓰는데 45분 걸렸네요! 솔직히 오늘은, 보내주시는 피드백들 보다는 길게 써야지 하는 부담감이 내심 있었습니다. 하지만 계속 강박을 내려놓고 짧게 쓰려고 노력해보려고요. 짧은 메일도 그 나름대로 재미나게 읽어주시길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