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소 운동량을 늘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시간 때문에 여의치가 않아서 실내 자전거를 새로 샀었다. 앞선 메일 '이상적인 하루란?'을 쓰던 즈음에 운동에 투여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겠다 생각하며 실내 자전거를 주문했던 것. 요새는 아침에 일어나 눈뜨자마자 이불 개고 나와서, 실내 자전거를 30분 정도 탄다. 처음에는 무릎이 시큰거려서 낮은 강도로 15분쯤 타면 더 못타겠다 싶었는데, 안장 높이를 조절하고 꾸준히 타니 어느새 통증이 사라졌다. 덕분에 이번 주부터는 강도와 속도 모두 조금 더 높여서 최대 심박수의 6-70%에 달하는 Zone 2 운동을 매일 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실내 자전거를 타면, 동시에 다른 뭔가를 할 수 있는게 참 좋다. 일부러 TV 앞에 배치해둔 덕분에 자전거를 타며 유튜브 영상이나 릴스, 또는 보려고 저장해둔 아티클을 보기도 하고 그저 멍때리기도 한다. 원래라면 죄책감이 들거나 시간 낭비 한다는 생각이 들었을 일들도 즐겁게 할 수 있다. 잔뜩 땀을 흘리고 안장에서 내려와서 샤워하고 나오면, 이미 많은 일을 끝낸 기분이 든다. 개운하니 활력도 높아지고, 성취감이 드는건 물론이다. 이 기분이 좋아서 다시 일찍 일어나게 된다. iOS 미리 알림에 '실내 자전거 30분 타기'를 매일의 루틴으로 넣어두었다. 아직까지는 실내 자전거가 비싼 옷걸이로 전락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앞으로도 실내 자전거가 실내 자전거로 남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비장하게 배트를 휘두르며 역전만루홈런을 노리려다 아웃을 당하고야 만다. 하루하루 성실하게 진루하는 것이야말로 득점 확률이 높은 게임인데, 그건 지난하고 고통스러우며 눈에 띄지도 않기 때문이다. 매일 뭔가를 꾸준히 한다는 것,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오늘 오늘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소중한 일이고 보람이 아닌가 싶다. 그렇게 작은 성취의 기쁨을 만끽하면 할수록 오히려 우리는 더 큰 도전과 성취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거창하고 대단한 도박 대신에, 느릴지라도 차곡차곡 쌓이는 것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고 또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