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했던 - 먼저 퇴사한 동료가 곧 결혼을 한다. 늘 배우는 자세로 성실하게 일했던 그와의 시간이 무척 즐거웠고, 떠나보내며 아쉬웠었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 식사를 하며 청첩장을 받았고, 그가 일하는 작은 공유 오피스에서 한나절을 함께 보냈다. 꼭 배우고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어서 회사를 떠났던 그는 꽤나 후련한 모습이었다. 배우고 싶은 것들을 배웠고 마음 속으로 세웠던 목표들도 달성해서, 오히려 스스로를 더 잘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고. 그래서 이제는 다음 선택을 더 잘 결내릴 수 있게 된 것 같다고. 멋지기도 부럽기도 했다. 나는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해내고 나면 후련해질까를 적어보고 있다.

이날 찾은 공유 오피스는 7월 특가로 1일 9,000원, 1달 99,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곳. 자리는 얼추 16석 정도가 되고, 평일 낮에는 나를 포함해 4명 정도가 일하고 있었다. 월 결제를 하면 주어지는 사물함의 점유율로 봤을 때, 7명 내외가 월 결제를 해둔 상태로 보였다. 더 늘어나야겠지.

퇴사를 하면서 사무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 공유 오피스들을 살폈었다. 잠시 작은 공유 오피스를 빠르게 열어보는 것도 방법이겠다고 생각한 순간도 있다. 그러나 역시 매월 지불해야 하는 월세의 압박은 크고, 마진은 박하다. 공유 오피스 업체들이 오랜 기간 고전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적자이거나, 아주 미세한 수준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겠거니 생각한다.

공실이 많은 신축 오피스 빌딩에 좋은 조건으로 들어가서 + 큰 규모의 인테리어를 가성비 좋게 해내고 + 빠르게 공실을 채워냄으로써, 건물주와 세입자 사이에서의 아비트라지를 확보하는 것이 이 업에서 돈을 버는 방법일 것 같다. 그런데 인스타그램을 살펴보다 보면, 작은 공유 오피스들이 늘어나는 느낌이라서 아이러니하다. 꼬마빌딩에 들어가는 작은 공유 오피스들은 어떻게 생존해나갈지, 또 돈을 벌어나갈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중. 내 돈 안 내고 또는 오히려 미세하게나마 돈 벌면서 내 책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나쁘지 않을지도. 부동산에서는 낡은 집을 매입해 직접 살면서 집값이 오르기를 기대하는 '몸테크'라는 단어가 있던데, 작은 공유 오피스를 운영하는 것은 그것과 비슷한 느낌일까 싶어하며 궁금해하는 중이다.